드디어 수술 당일!
전날 밤 12시부터 금식을 하고 아침 10시까지 병원으로 갔다.
예정된 수술 시간이 오후 4시쯤이었는데, 오전 10시까지 보호자와 함께 오라고 했다.
병원에서 미리 보내준 입원 준비물 목록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싸두었던 짐을 챙겼다.
내가 챙겨간 입원 준비물 (추천!)
텀블러(가벼운 것), 빨대, 키친타월(수술 직후 입을 적시는 용도), 수건 3장, 속옷, 아이패드, 충전기, 걸칠 수 있는 셔츠(추울까 봐), 기초화장품, 핸드로션, 바세린(입술보호용), 대형·소형 생리대, 라이너, 머리띠, 치약, 칫솔, 폼클렌징, 양치컵, 수면양말, 여분 양말 한 켤레, 각티슈, 물티슈, 머리끈, 머리빗. 그리고 퇴원할 때 배를 조이지 않도록 편한 면 원피스를 입었고, 신발은 크록스를 신고 갔다.
오전 10시, 병원 도착
병원에 도착해 접수한 뒤 바로 입원 병동으로 이동했다.
수술 후 통증 조절을 위해 무통주사와 수술 부위 통증을 줄여주는 주사를 선택할 수 있었다.
우선 아픈 건 싫으니까……
둘 다 선택!
그리고 수술 중 CCTV 촬영 여부도 물어봤다.
나는 촬영을 선택했다.
남편에게는 혹시라도 내가 잘못되면 소송할 때 사용하라고 했다. ㅎ;
입원복으로 갈아입고 나니 간호사분이 몇 가지 질문을 했다.
마지막 생리일은 언제인지, 근종이 있다는 것을 언제 처음 알게 됐는지, 약은 언제부터 복용했는지, 현재 어떤 약을 먹고 있는지 등 수술 전에 필요한 사항들을 확인했다.
나의 경우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다가 이 병원으로 옮긴 거라 기본 정보가 없어서 더 자세히 물어본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바로……
관장 ㄷㄷ
옆으로 돌아누우면 간호사분이 직접 해주시는데 살짝 수치스러웠지만 어쩔 수 없다.;
가능하면 15분 정도 참고 화장실에 가는 것이 좋다고 했다. 너무 빨리 가면 약만 나올 수 있다고……
그런데 내가 입원할 병실이 아직 청소되지 않아 잠시 다른 병실에서 관장을 했다.
문제는 여기서 일을 처리하고 싶지 않았다는 것.
내 병실 청소가 끝났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바로 후다닥 이동했다.
15분은커녕 10분을 넘기기도 힘들었다.
그 후로도 몇 번 화장실을 더 다녀왔고, 수액을 달고 수술 시간까지 기다렸다.
수술 시간이 다가오자 조금씩 긴장이 시작됐다
수술까지 2~3시간은 족히 기다린 것 같다.
신기하게도 배고픔도 잊었다.
어차피 내가 수술을 하는 의사도 아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없어서 그런지 처음에는 딱히 긴장되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수술 시간이 다가오니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다.
예정보다 수술 시간이 한 시간 넘게 당겨졌다.
수술대에 들어가기전 간호사 선생님이 머리를 양갈래로 묶어주시는데 남편이 웃었다.;
수술대가 살짝 추웠다.
전신마취를 하면 수술 중 스스로 호흡하기 어려워 입을 통해 기도에 관을 넣는다고 설명해 주었다.
수술 후 목이 조금 불편할 수 있으니 알고 있으라고 했던 것 같다.
정확한 내용은 긴장해서 잘 기억나지 않는다.
수술대에 누워 양팔을 벌린 상태로 고정했다.
그리고 약이 들어간다는 말을 얼핏 듣자마자……
기절!
눈을 떴는데, 배꼽이 너무 아팠다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수술이 끝난 뒤 회복실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배꼽이 너무너무 아팠다.
누군가 배꼽을 후벼 판 것 같은 통증이었다.
나중에 남편에게 들었는데 내가 아프다는 말을 100번도 넘게 했다고 한다.;
마취가 어느 정도 깨고 간호사분들이 상태를 확인한 뒤 입원실로 이동했다.
여러 명이 붙어서 나를 침대로 들어 옮겨주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갔다.
집에 아이가 혼자 있었기 때문에 남편은 집으로 보냈다.
그리고 시작된……
그날 밤 혼자만의 사투!
수술 후 첫날 밤
계속 같은 자세로 누워 있으면 좋지 않다며 왼쪽과 오른쪽으로 수시로 자세를 바꿔주라고 했다.
무통주사는 15분 간격으로 누르고, 자세는 30분 간격으로 바꾸느라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다.

특히 왼쪽 등 날개뼈 사이의 통증이 심했다.
사람들이 얘기하는 가스통이 이런건가?
남편이 집에 가기 전에 핑크색 수건을 돌돌 말아 아픈 부위에 끼워줬는데……
그게 어찌나 편했던지.
아침에 눈을 떠보니 그 수건을 꼭 안고 자고 있었다.;;
밤새 나름 의지가 됐던 것 같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새벽에 채혈을 한 번 더 했고, 아침이 되자 소변줄을 제거했다.
그리고 간호사분이 가능하면 많이 걸으라고 했다.
가스가 나오지 않아도 식사를 할 수 있다고 해서 가스가 나오는 것에 크게 집착하지는 않았다.
다른 사람들 후기를 보면 수술 후에는 밥맛이 없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나는 달랐다.

흰쌀죽에 간장을 올려 야무지게 한 그릇 뚝딱 비웠다.
동치미 국물도 드링킹!
동치미와 무를 먹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가스도 나왔다.
배꼽 부분은 여전히 불편했지만 무통주사를 계속 누를 정도로 아프지는 않아서 그냥 두기로 했다.
누르지 않아도 3일 차 아침까지는 무통주사가 기본적으로 들어간다고 설명을 들어서 버튼을 누르지 않고 버텨보기도 했다.
세수와 양치를 하고 드디어 병실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복도를……
좀비처럼 걸었다.
소변줄을 제거한 뒤 속옷과 패드를 해도 된다고 했다.
출혈이 소량 있을 수 있다고 라이너 정도도 괜찮다고 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형으로!
(하지만 출혈이 아주 소량만 있었음)
오전 10시까지 소변을 봐야 한다는 말에 물도 평소보다 많이 마셨다.

물을 마시고, 또 걷고.
천천히 복도를 계속 걸었다.
아직 배꼽은 불편하고 몸도 제대로 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수술은 끝났다.
이제부터는 회복하는 일만 남았다.
부디 회복이 빨리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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